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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기도/손이야기

추석전날 아이들은 뭘 하고 놀까요?

 

 

명절 전 날,

엄마들이 주방에서 종일 바쁘게 일하는 시간에....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보낼까?

 

나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참 좋아했다.

명절에만 만날 수 있는 나이어린 사촌들...

그 어린 사촌들을 잘 데리고 놀기 위해서 궁리를 많이 했다.

누가 시키는 사람도 없지만 나 혼자 그 일을 맡아서 했다.

그 시절엔 별다른 놀이 감도 없어서 풍선하나씩 나누어 주면

몇 시간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명절 전날 읍내로 나가 아껴두었던 용돈으로 혼자서 쇼핑을 했다.

풍선, 풍선껌,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그만 장난감들이다.

내 가방에는 언제나 놀이감이 들어 있었다.

색종이, 색연필, 윷.

나는 연필만큼 가는 버드나무로 만든 윷을 가지고 다녔다.

동생들이 심심해하면 꺼내서 윷놀이를 했다.

그 쪼그맣고 귀여운 윷을 동생들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결혼하고 보니

남편이 장남이라 우리 아이들과 놀아줄 사촌이 없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준비해야하는 일이 있었다.

유아들에게 가장 적합한 놀이중 하나.

밀가루 반죽,

밀가루 반죽을 미리 한 덩어리 만들어 놓고,

비눗방울,

주방세재로 비누방울을 만들어 놓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일이었다.


처음엔 스케치북 크레파스 를 준다.

한 시간 정도 그림을 그리고 나면

이번에는 색종이, 가위, 풀

놀이감이 있으면 아이들은 칭얼대지 않는다.

언제나 놀이감을 준비해서 가방에 놓고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꺼내 주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아플 때 말고는

칭얼대거나 조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아이는 항상 관찰을 잘 해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자녀교육의 기본이다.

뭐 놀이감 좀 챙겼다고 자녀교육 운운 하느냐고

웃을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 아닐까

아이들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이런 작은 일 하나부터 놓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밀가루 반죽을 만들면 하루만 쓰는 게 아니다.

비닐 팩에 넣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면

일주일 정도는 가지고 놀 수 있다.

만약에 냉장고에 넣지 않으면

하루 만에 쉰내가 나서 만질 수도 없기 때문에

아이가 실컷 만지고 나면 빨리 처리를 해야한다.

손을 한 번 씻고 축축한 손으로 반죽을 주물러

덩어리를 만들어 두어야 다음날도 새 반죽처럼 가지고 놀 수가 있다.

 

오후가 되면 마당에서 비누방울 놀이를 한다.

퐁퐁에 물을 조금 섞어서 손잡이가 있는 플라스틱 컵에 넣고

빨대 끝에는 칼집을 낸다.

천천히 불면 커다란 비누방울을 만들 수 있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했다.

 

몇 년 지나니 조카들이 줄줄이 생겼다.

그때부터는 추석 전날 아이들은 남편이 맡게 되었다.

남편은 어린이회관이나 과학관으로

아이들을 몽땅 데리고 나갔다.

요즘 말로 하면 체험학습 인 셈이다.

 

딸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부터는 나도 그 일들을 못하게 되었다.

내 딸이 내가 하던 일을 그대로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대가 바뀌어서 노는 놀이도 많이 달라졌다.

자기네들끼리 대본을 만들어 연극연습도 하고

노래 연습도 하고....

순서지를 만들고 초대장까지 만들어 어른들께 나누어 주었다.

저녁이 되면 온 집안 식구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

피곤하면서도 즐거운 명절전야였다.

 

내일이 명절전야!!!!!

이제 오늘은 푹 쉬고....내일은 종일 바쁜 날...

우리 집에는 이제....
 
다 자란 아이들뿐이라 어른들만 모여서 일을 한다.

아이들 노는 소리가 안 들리는 심심한 명절전야....

 

추석전날,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은 어떤 풍경일까.

요즘 아이들은 뭘 하며 지낼까....



이야기손의 블로그 ...
사계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이런 저런 추억을 생각하며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 자랐고...
아직 결혼할 나이는 아니고...
이런 조용한 시기도 있네요.

스머프 영화를 보고 나서
스머프를 몇 개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냥 가족이 모여 앉아 쉬는 저녁시간에...
텔레비젼을 보면서...
과일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언젠가는 이 시간도....
소중한 추억이 될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명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