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먹은 아내
최근에 와서 아내는
내가 물어보는 말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무언가 다른 생각에 골똘히 빠져있음이 분명하다.
이비인후과 의사인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그는 청력을 진단하고 난 후에 처방을 할 수 있으므로 우선 집에 가서
아내가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부터 못 알아듣는지 테스트를 해 보라고 했다.
그날 저녁 아내가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서
난 현관문에서부터 테스트를 시작했다.
“ 여보, 오늘 저녁 뭐야? ”
“ ……. ”
응접실 입구에서
“ 여보, 오늘 저녁 뭐야? ”
“ ……. ”
부엌 입구에서
“ 여보, 오늘 저녁 뭐야? ”
“ ……. ”
아니! 도대체 여기서도 안 들린단 말인가. 난 가슴이 너무 아팠다.
아내의 귀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 아내여, 이 어리석고 못난 남편을 용서하시오. ’
난 천천히 아내 곁으로 다가가 아내의 등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그리고 보다 더 다정한 목소리로,
“ 여보~, 오늘 저녁은 뭐야~? ”
아내는 갑자기 획 돌아섰다. 그리고는,
“ 도대체 칼국수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요! ”
“ ……. ”
귀먹은 아내이야기 들어 보셨나요?
모임에 나갔다가 듣고 온 이야기입니다.
물론 우린 모두 많이 웃었습니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알아듣지 못하시는
우리 아버지, 시아버지......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저도 교훈을 얻었습니다.
★ 등을 보며 이야기하지 말자.
★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자.
아무리 바쁘고 ...
하던 일 때문에 손이 바쁘더라도.......
나에게 말을 거는 당신을 배려하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름다운 노년.....
아름다운 노 부부의 모습처럼....
저는 이런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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