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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study/신문만들기

어린시절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것


  아이들의 머릿속은 항상 새로운 것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아이들은 기발하고 즉흥적인 생각으로 놀잇감을 구하고 재치 있는 놀이 방법도 개발해 낸다. 뒷간 이야기, 소꿉놀이, 물고기잡기, 뛰기, 소리 지르기……. 겉으로 보기엔 매일 반복되는 것 같지만 때와 장소와 구성원에 따라서 언제나 새로운 재미가 더해지는 것이 아이들의 놀이문화다.


  이상의 <권태>는 읽는다는 것 자체가 권태였다. 아이들의 놀이를 ‘권태’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던 그는 어린시절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이상은 자기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단지 관찰자의 입장에서 글로 썼다. 모든 사물이나 사건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는 사람이다. 박완서는 긍정적이고 어린이의 상상력을 이해하는 사람이며 놀이의 재미를 아는 사람이다. 그는 ‘어린시절’에서 한 편의 영상물을 보는 것처럼 사실감 있는 표현으로 자신이 체험한 것을 글로 썼다. 그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져 어린 시절의 놀이 속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군것질거리와 소일거리를 스스로 구했던 박완서의 어린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자유로 상상하며 항상 궁리하고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 즐거웠다. 어른들이 우물을 파면 그 옆에 쌓이는 검은 찰흙을 주워서 사람을 만들었다. 빈 사과상자를 모아서 4층, 5층 집을 지어 서 소꿉놀이와 숨바꼭질을 했다. 헝겊 조각을 모아서 인형도 만들고 콩 주머니도 직접 우리 손으로 만들어서 놀았다. 앵두나 딸기만 맛있는 간식이 아니었다. 산에 가면 오디가 환상적인 맛이었고 들에 널려있는 새 밥과 개머루의 맛도 아직 잊을 수 없다.


  특히 아이들이 들에서 만난 소나기는 그 유희의 절정이다. 아이들은 군대 같은 소나기를 피해 도망가면서 한편으로 그 비를 흠뻑 맞아 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죽자꾸나 뛴다지만 그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고 그들이 마을 추녀 끝에 몸을 가리기 전에 소나기가 덮칠 것도 알고 있다. 그 소나기도 얼굴엔 웃음을 띠고 있는 것 같다. 한 번 먹으면 온 몸이 시원해지는 팥빙수처럼 온 세상의 열기를 날려버리는 소나기다. 햇빛이 쨍쨍하고 찔 것 같은 무더위 속에서 들판과 옥수수와 피마자 나무가 덤으로 받는 시원한 음료수 같은 존재다. 웃으며 소리 지르며 뛰는 아이들과 술래가 뛰어오듯 커다란 기세를 몰아붙이며 따라오는 소나기의 웃음이 만날 때 폭발적인 환희의 순간을 느끼게 한다.


  이상의 ‘권태’속의 아이들이 바로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TV나 컴퓨터를 하지 않으면 심심하다. 친구와 함께 있어도 놀 거리가 없어서 재미가 없다. 집중력도 부족하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도 약하다. 우리가 어렸을 땐 자연과 더불어 뛰어놀며 많은 것을 스스로 찾았다. 스스로 체험하고 몸으로 부대끼며 인간관계를 배웠다. 자유와 낭만 속에서  세상의 이치와 자연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이 집집마다 들어오면서 아이들의 생활도 변해버렸다. 자연과 인간관계와 자유를 기계와 바꾸어버렸다. 아이들에게 박완서의 <어린시절>에서 볼 수 있는 그 자연을 돌려주고 싶다. (2006.7)


 

◎이상의 <권태>와 박완서의 <어린시절>, 두 작품의 공통점.

  

  수필, 자유로운 형식의 글이다. 시골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담은 글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뒷간이야기, 소꿉놀이, 뛰기, 소리 지르기, 아이들은 노는 방식이 다 같다. 글 속에 나오는 아이들은 아무 장난감이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 유희나 놀이 찾아서 놀아야 한다. 아이들은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놀이 감을 구하는데 기발하고 재치있는 놀이도 잘 찾아낸다.


◎이상의 <권태>와 박완서의 <어린시절>, 두 작품의 차이점.


 *이상은 자기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단지 관찰자의 입장에서 글로 썼다. 이 사람은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사람이며 모든 사물이나 사건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상의 <권태>는 읽는다는 것 자체가 권태였다.

 

 *박완서는 체험한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글로 썼으며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박완서의 ‘어린시절’을 읽으면서 잠시 아이로 돌아가 그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이 글은 한편의 영상물을 보는 것처럼 사실감 있는 표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박완서의 <어린 시절>중에 나오는 소나기에서 받은 느낌


  아이들은 군대 같은 소나기를 피해 도망가면서 한편으로 그 비를 흠뻑 맞아 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죽자꾸나 뛴다지만 그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고 그들이 마을 추녀 끝에 몸을 가리기 전에 소나기가 덮칠 것도 알고 있다. 이 소나기도 얼굴엔 웃음을 띠고 있는 것 같다. 한 번 먹으면 온 몸이 시원해지는 팥빙수처럼 온 세상의 열기를 날려버리는 소나기다. 햇빛이 쨍쨍하고 찔 것 같은 무더위 속에서 들판과 옥수수와 피마자 나무가 덤으로 받는 시원한 음료수 같은 존재다. 웃으며 소리 지르며 뛰는 아이들과 술래가 뛰어오듯 커다란 기세를 몰아붙이며 따라오는 소나기의 웃음이 만날 때 폭발적인 환희의 순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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