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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기도/손이야기

은행나무의 사계

  나는 은행나무를 사랑한다.
  싸늘하게 얼어버린 대지위에서  잿빛 겨울의 은행나무는 고고하다. 철저하게 벗어 버리고  곧게 뻗은 가지는 생명력이 돋보인다.
  은행나무의 가지는 굽지 않는다. 자유롭게 온 몸을 펴고 철저한 고독을 즐기며 서 있는 가지를 보며 여름의 풍부한 초록을 기억하게 한다. 
  그 앙상한 가지만 보고도  파란 하늘을 불러 들이며 노랗게 익어가는 은행나무의 가을을 즐길 수 있다.
  저 당당한 가지 속에서 꼬물꼬물 몸을 비틀며 모습을 드러낼 연두빛 잎이 눈에 보인다. 숨바꼭질하듯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다른 나뭇잎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세모난 잎을 돌돌감고 살아 움직이는 은행나무의 봄은 말할 수 없는 감동이다. 그 대견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이 내가 맞이하는 봄의 소중한 시간이다. 
 
  나는 은행나무와 함께 사계를 생각하고 삶을 생각한다. 우리가 벗하며 살아야 할 생로병사를
통해 항상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우리가 젖어서 살고 있는 희노애락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마음의 풍요를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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