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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study/신문만들기

함민복의 '부부'를 읽고

                               고마운 스승
                                                                                                       손정은

  사람은 살아가면서 마음과는 다르게 행동할 때가 더 많다. 순간적으로 해 버린 말이나 행동 때문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나는 가슴에 와 닿는 글을 만나면 써서 붙인다. 사람은 항상 실수하면서 살아가는 게 본래의 모습 이라고 생각하므로 자주자주 나 자신에게 자극을 주기 위함이다.

 하얀 종이를 펴서 긴 상을 그렸다. 긴 상 위에는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을 그림으로 그려서 한 상 가득 맛있게 차렸다. 네 사람의 밥 그릇, 국 그릇, 수저까지 다 그리고 양쪽에 사람을 그렸다. 긴 면은 한 아름에 다 잡히지 않으므로 짧은 면을 두 사람이 들고 있는 모습이다. 마주 잡고 있는 당신을 읽어야 하며, 들 때도 내려 놓을 때도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하며, 한 발, 또 한 발, 걸음의 속도를 맞추어야 한다는이 말에 공감하면서.......

  내 좋아하는 옥수수체로 컴퓨터에 입력을 하고 출력을 했다. 그 옆에 내가 그린 작고 귀여운 삽화를 붙였다. 사람 보다는 간단하게, 졸라맨 보다는 통통하게 마주 잡은 두 사람의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게 보인다. 나와 당신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삽화를 붙이고 코팅을 해서 화장대에 딱 붙였다.

 좋은 글을 자주 만나는 것은 좋은 스승을 한 분 모시고 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소리 없이 내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한 토막의 글은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고마운 스승이다. 오늘 만난 함민복님의 '부부' 는 대학 다니는 딸에게도 좋은 의미를 남겨준 것 같다.

 "잘 썼네요. 엄마가 썼어요? 상대방을 읽으며, 걸음의 속도를 맞추며, 그렇게 사는 게 부부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200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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